2007년 10월 15일
문국현은 과연 대안인가.
이명박과 문국현은 다른가
이화여대 강철구교수
이번 대선은 다른 때와 매우 다르다. 야당의 이명박 후보가 계속 50% 이상의 지지율을 이어가는 반면 여권의 지지율은 바닥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게다가 통합민주신당의 경선이 파행을 겪고 여론의 외면을 받고 있으니만치 누가 후보자로 선출되더라도 지지율이 크게 오를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최근 통합민주신당의 부진에 따라 문국현씨가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점은 유의할 대목이다. 재미있는 것은 문국현씨가 비슷한 성향을 갖고 있는 이명박씨를 자신의 상대라며 계속 공격한다는 것이다. 똑같은 기업 경영자 출신인 두 사람이 무엇이 달라서 그런가?
차이점과 공통점을 한 번 살펴보자. 차이점은 무엇일까.
이명박씨는 우익정당인 한나라당의 대선 후보이다. 그러니 이념적으로 우파에 속할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문국현씨는 우파에 속하면서도 스스로는 진보적인 사람인 것처럼 주장한다. 애매한 태도이다.
이명박씨도 중소기업을 이야기하지 않는 것은 아니나 대체로 대기업에 중심을 둔 경제정책을 추구한다. 반면 문국현씨는 중소기업 중심의 정책을 추구한다. 이것은 다른 점이다.
이명박씨는 일자리 만드는 정책으로 대운하를 가장 크게 내세웠고 문국현씨는 일자리 나누기를 내세웠다. 문국현씨가 자신의 정책은 진짜 경제이고 이명박씨의 건설 중심의 경제는 가짜 경제라고 주장하는 이유이다. 이렇게 두 사람은 겉으로는 상당히 달라 보인다.
그러면 공통점은 무엇일까?
두 사람 모두 신자유주의를 신봉한다는 것이다. 신자유주의에 대해 별로 비판적인 안목이 없다. 이명박씨는 그에 대한 언급조차 없다. 반면 문국현씨는 신자유주의를 반대한다고 주장하나 말로만 그러는 것이지 실제로는 철저한 신자유주의자로 보인다. 최근까지 다국적 기업의 사장을 했으므로 이명박씨보다 훨씬 심할 가능성도 있다.
두 번째로 오늘날의 경제위기의 원인에 대해 별 고민이 없다는 것이다. 원인이 무엇인지 진단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중병을 치료하겠다는 사람들이 무슨 병인지 진단을 하려고도 하지 않고 또 하지 못한다면 그 처방이라는 것은 뻔한 것이다. 돌팔이 의사와 다를 바가 없다.
세 번째로는 주된 정책들에 비현실적인 면이 많다는 것이다. 이명박씨는 7%성장론을, 문국현씨는 8% 성장론을 주장한다. 그러나 그것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설득력 있는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씨가 재미를 보았다고 말하는 7% 성장론과 비슷한 이야기들이다. 대운하를 파겠다는 것이나 5년 안에 일자리 500만개를 만들겠다는 주장도 마찬가지이다. 현실감각이 없는 황당한 주장들이다. 반값 아파트나 반의 반값 아파트 주장도 마찬가지이다.
네 번째로 국가와 사회, 역사에 대한 깊은 통찰력이 없다는 것이다. 두 사람 모두 경제중심으로 접근하며 그것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문국현씨가 이명박씨의 정책에 혼이 없다고 비판하나 그것은 문국현씨도 마찬가지이다. 기업경영 중심으로 세계를 본다. 그러니 복잡한 현실세계에 매우 단순하게 접근하며 그 해법도 단순할 수밖에 없다. 문제를 풀 수 없다.
그러면 이들이 오늘의 한국 정치에서 과연 건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까?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불가능하다.
지금 한국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경제난이다. 국내경제가 매우 침체해 있다. 특히 서민생활이 어렵다. 비정규직 노동, 실업의 고통이 매우 크다. 소상인, 자영업자, 중소기업들도 모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수출은 잘 되나 그것이 내수시장까지는 연결되지 않고 대기업들이 투자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 신자유주의가 가져온 결과들이다. 신자유주의를 너무 과도하게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과도하게 들어온 외국자본이 우리가 번 돈의 상당 부분을 빼내가고 있고 기업들은 적대적 인수합병이 두려워 돈을 회사 안에 쌓아 두고 있다. 또 정리해고를 일상화하니 고용이 늘 수 없다. 장래가 불안하니 국민들도 씀씀이를 줄인다. 그러니 주로 내수에 의존하는 중소기업들이나 상인, 자영업자들 모두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경제가 살아날 수 없다.
이것은 신자유주의가 가져온 구조적인 문제, 즉 경제사회적 틀의 문제이다. 이것을 고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이명박씨와 문국현씨의 정책들은 주로 잘못된 정책이거나 미봉책, 또는 비현실적인 정책이다.
이명박씨는 세금과 정부 예산을 줄이고 대기업에 대한 규제를 줄여 민간 경제를 활성화하겠다고 한다. 전형적인 신자유주의정책으로 문제를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대운하를 파서 경기를 부양하고 고용을 늘이겠다는 계획은 임시적인 진통제에 불과하고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문국현씨 정책의 중점은 고용 확대에 두어져 있다. 주 40시간 노동제를 확립해 일자리를 나누고 이런 저런 혁신을 하면 5년 내에 일자리 500만개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만드는 방법은 별로 설득력이 없다. 중소기업들이 당장 연명하는 것도 어려운데 일을 덜 시키고 교육훈련시킬 여유가 있는가? 모든 기업주들이 그렇게 선의를 가지고 있지도 않다. 또 같은 노동 계급이면서도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 노조를 포용하지 않으려고 하는 오늘 우리의 엄중한 노동 현실 속에서 그것이 가능한가? 실제로 일자리 나누기는 세계적으로도 별로 성공 사례가 없다. 이것은 단지 숫자 놀음에 치중한 탁상공론에 불과하다. 이명박씨가 5년 내에 일자리 50만개를 만들겠다고 하는 것이 오히려 훨씬 현실성이 있는 대안이다.
이명박씨와 문국현씨는 모두 이 점에서 지금 난국에 빠져 있는 경제를 살릴 가능성이 별로 없다. 경제와 사회의 틀을 근본적으로 고치는 문제에 대한 생각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오히려 한국을 더 혼란 속으로 몰아넣을 가능성이 크다.
지금의 대선 국면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신자유주의를 어떻게 보느냐하는 정치적인 태도의 문제이다. 신자유주의를 어떻게 제어하고 그 폐해를 어떻게 줄이느냐가 관건이다. 따라서 이런 문제에 대해 명확한 태도를 갖고 있지 않다면 그런 사람은 대통령 될 자격이 없다. 경제의 실무 경험이라는 것이 이에는 거의 필요하지 않다.
신자유주의를 옹호하고 찬성하는 우파 이념이 오늘의 상황에서 적절치 않은 것은 당연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좌파인지 우파인지 헷갈리게 하는 기회주의적 태도는 더 문제이다. 이것은 우리가 지난 5년 동안 충분히 경험했으며 다시 되풀이해서는 안 될 일이다.
따라서 이들의 그럴듯하게 포장된 겉모습에 속아서는 안 되고 이들이 정말로 서민대중을 위해 일하고 서민들의 고통을 덜어 줄 수 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우파가 신자유주의를 추구하면서 서민대중을 위한다고 떠드는 것은 한마디로 모순된 이야기이다.
많은 사람들은 지금 뾰족한 대안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찾아 나서면 왜 대안이 없겠는가. 두 달이면 충분히 대안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이다. 서민대중을 잘 살수 있게 하는 대안을 위해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
민족미래연구소 http://cafe.daum.net/ifnf
강철구의 한국혁명 http://blog.daum.net/kangch07/
# by | 2007/10/15 11:21 | 한국혁명 (글)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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